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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5 관리자 2017-10-24 89
파이낸셜뉴스 : 여성·영화단체 “남배우 A 성폭력 사건 유죄 판결 환영”
영화 촬영 중 상대 여배우를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 배우가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여성·영화 단체들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찍는페미 등으로 구성된 남배우 A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정래홀에서 ‘남배우A 성폭력 사건’ 항소심 유죄 판결 환영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를 만드는 상식은 삶의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공대위는 “항소심 재판부는 본 사건에 대해 ‘피고인은 이 사건의 영화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연기행위를 벗어나 피해자와 아무런 합의도 없이 연기를 빌미로 피해자의 상체와 하체를 만지는 강제추행 범행을 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사전 합의 속에서 영화 촬영이 이뤄지는 것이 상식이며 합의되지 않은 연기는 연기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A씨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세상이 무섭다”, “단체 시위로 무죄에서 유죄”, “억울하다”고 발언하는 것과 관련해 “A씨는 영화 속 피해자 배역 이름을 거론하며 피해자의 신상을 노출하는 등 2차 피해를 지속하고 있다. 언론도 이런 가해자의 주장을 거르지 않고 제대로 취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보내며 2차 피해를 확산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을 받아들이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번 항소심 판결은 연기 중이더라도 상대배우의 성적자기결정권은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고 밝히며 연기를 빌미로 한 범죄 행위라고 명확히 했다. 상호간 합의가 있어야 하고 합의는 결국 구체성을 통해 얻어질 수 있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도록 영화를 만드는 모든 현장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미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이번 항소심 결과의 유의미한 판단에도 양형의 판단에 아쉬운 지점이 있다”면서 “‘피고인은 연기자로서 감독의 일방적 지시에 따라 순간적, 우발적으로 흥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상 감형의 이유를 판시했는데, 가해자가 가진 왜곡된 성적 규범이나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들의 무시의 태도를 우발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통념의 하나이며 지금껏 성폭력이 성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은 주요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로 나선 B씨는 공대위에 보낸 편지를 통해 “이번 기자회견이 사건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단순 가십으로 소비되지 않고 촬영 과정에서 어떻게 성폭력으로 노출되는지, 원인과 대책은 무엇인지 고민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면서 “항소심 재판부에 의해 인정된 죄는 강제추행과 무고이다. A씨가 강제추행 후 무고 및 명예훼손으로 나를 고소했으나 오히려 항소심 등은 피고인이 무고라고 봤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연기와 현실을 혼동할 만큼 미숙하지 않다. 학교에서 강사도 하고 있으며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도 할 수 있는 전문가”라며 “저는 피해자임에도 업계에서 매장당할 위험이 있음을 잘 알고 있으나 신고했다.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성폭력”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달 13일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는 배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했다.

A씨는 2015년 4월 영화 촬영 중 사전에 합의하지 않은 채 상대 여배우의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같은 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문제가 된 장면은 A씨가 극 중 배우자인 피해자를 때리고 성폭행하는 내용이었다.

재판부는 1심과 달리 피해자인 여성 배우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피해자가 사건 직후 촬영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과를 요구하자 A씨가 잘못을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못한 점, 이 일로 A씨가 영화에서 중도 하차한 점 등이 판단 근거가 됐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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