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5 관리자 2016-09-08 489 이데일리 : 직장인 40% "2차피해 우려돼 성희롱 당해도 문제제기 안 해" - 인권위 설문조사…응답자 "법적제제 미흡·제도적 지원 부족" - 인권위, 고용부에 '성희롱 피해자 불이익 조치 금지' 구체화 권고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성희롱을 당해도 이른바 ‘2차 피해’를 우려해 적극적으로 문제 삼지 않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피해 발생에 대한 법적보장 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대·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450명 가운데 40.2%(181명)가 ‘성희롱 피해를 입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8일 밝혔다. 그 이유로는 △부정적인 소문 우려(94명·51%) △고용상의 불이익 우려(65명·36%) △처리과정의 스트레스(62명·34%) △가해자를 다시 만날 것에 대한 우려(46명·25%) 등을 들었다. 직장인들은 성희롱 2차 피해가 ‘사건을 주변에 알렸을 때’(32.4%)와 ‘공식적 접수단계’(28.2%), ‘사건조사 및 처리단계’(27.1%) 등에서 발생한다고 답했다. 2차피해 가해자는 성희롱 가해 당사자와 상급자, 동료 등의 순서로 조사됐다. 여기에 성희롱 2차 피해에 대한 주변의 반응도 냉담했다. 2차피해를 주변에 말했을 경우 “공감 및 지지를 받지 못하고 참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응답자가 22%로 집게됐다. “불이익 처우에 대한 암시 및 심리적 위축 발언을 들었다”(12.4%) 거나 “회사가 ‘개인적 문제이니 알아서 하라’고 했다”(11.3%) 등의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들의 상당수는 2차 피해 발생 원인으로 ‘회사의 부당한 조치에 대한 법적제재 미흡’(20.4%)과 ‘피해자 보호에 대한 법 또는 제도적 지원 부족’(19.8%)을 꼽았다. 현행 ‘남녀고용평등법’(14조 2항)은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해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해서든 안 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성희롱 피해사실 공론화 과정에서 가해자에 의한 괴롭힘이나 회사 측의 업무배제 및 불리한 인사조치 등 유무형의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인권위는 지적했다. 인권위는 법적 미비점을 문제로 제시했다. 현 규정은 ‘불리한 조치’의 구체적 내용 등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아 성희롱 피해와 관련한 불리한 조치의 해석에서 모호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성희롱 피해자가 불리한 조치를 입증하기 쉽지 않은 문제도 있다. 인권위는 이에 이 법의 소관부처인 고용노동부의 장관에게 성희롱 피해 근로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 금지 규정을 더욱 구체화할 것을 권고했다. 일정규모 이상의 사업장에 대해 성희롱 피해 예방과 구제절차 규정 제정을 의무할 것도 권고했다. 이승현 (leesh@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