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9 관리자 2016-09-09 430 문화일보 : 외로워 이성 교제… 여성 노인들도 ‘데이트 폭력’ 시달린다 고령화로 사별·이혼 늘어 외로움 이기려 이성 교제 단순 만남이 폭력 이어져 61세이상 범죄 비중 급증 고령화 시대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홀로 된 노인들의 이성 교제가 늘어나는 가운데, 청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던 ‘데이트 폭력’이 노년층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노인 남성들은 연인과의 관계를 자기 위주로 끌고 가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아, 갈등이 빚어지면 폭력으로 번지는 일이 잦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이 달라진 사회상에 맞는 인식을 갖고 건전한 이성 교제를 할 수 있도록 재교육할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60대 여성 A 씨는 3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거의 매일 서울 종로구의 한 콜라텍을 찾았다. A 씨는 올해 4월 콜라텍에서 부동산 사업을 한다는 70대 남성을 알게 됐다. 춤도 추고 식사도 함께하면서 가까워졌고, 몇 차례 데이트를 즐기며 호감이 커져 갔다. 그러다 처음으로 술을 같이 마신 날 상대 남성이 “여관에서 쉬었다 가자”는 말을 꺼냈다. 덜컥 겁이 난 A 씨는 “싫다”고 거부했다. 그러자 이 남성은 “그동안 먹고 마시는 데 내가 쓴 돈이 얼마인지 아느냐”며 A 씨를 밀치고 마구 폭행했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경찰서에 ‘연인 간 폭력 근절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데이트 폭력 신고를 받은 결과, 2월 3일부터 7월 31일까지 신고된 데이트 폭력 피의자 5516명 중 60대 이상이 201명(3.6%)으로 집계됐다. 또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에 따르면 폭력죄로 검거된 61세 이상 노인은 2005년 1만1394명에서 2014년엔 2만4581명으로 10년 만에 114.7%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범죄자 중 61세 이상 노인의 비중도 3.4%에서 7.5%로 뛰었다. 실제로 올해 3월 손모(79) 씨가 ‘박카스 아줌마’ 이모(56) 씨를 흉기로 위협하며 이성 교제를 요구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2월에는 부산에서 김모(61) 씨가 이별을 통보한 연인에게 앙심을 품고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하는 등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1600여 건에 달하는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검거되기도 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로당이나 노인 관련 시설 등에서 교육 및 계도 활동을 꾸준히 벌여 바람직한 이성 교제를 유도해야 한다”며 “데이트 폭력이 발생할 경우 초기에 신고하도록 노인 여성들에게 대응 요령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